3월... 팬레터 서울 공연을 끝으로 이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팬레터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렇게 언제쯤 팬레터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기다리던 도중 들려온 지방 공연 소식... 그 첫 발표는 부산...
팬레터 보러 부산까지 가는 미친 사람...? 네 저예요 저...^^
마이 연뮤덕 친구 ㄱㅎ님과 함께 우리는 팬레터를 보러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오랜만에 들른 수원역. 승강장의 가장 끝까지 가기는 처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철도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여름 청춘 기억 조작이 된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철도를 보면 자꾸 남기고 싶어져요.

아침의 하늘은 아주 맑았습니다. 쨍한 색감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조금 늘어지게 보이는 건 기차가 너무 빠른 탓이에요
나름 셔속을 높였는데도 이렇다니...


날이 좋아보이죠? 하지만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렸습니다. 네네 이럴 줄 알았어요...ㅎㅎ
기차 타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하러 갔어요.
ㄱㅎ님은 일요일 공연만 보시고 저는 주말 다 보기 때문에... 6시 공연을 보기까지의 시간이 애매했어요. 일단 배고프고 목 마른 저희는 급하게 근처 카페에 갔습니다. 손님은 저희밖에 없었기 때문에 살짝 부담스러운 한편 오히려 좋았어요.



커피 맛은 산미가 적고 고소한 편이라 좋았어요. 롤은 맛있었지만 한스로 길들여진 제 입맛에는 빵이 쪼오금 더 부드러웠으면 어땠을까 싶긴 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근데 대부분의 내용은 역시 연뮤...^^ 만나면 연뮤 얘기밖에 안 하는데 기차 타고 오는 중에도 연뮤 얘기만 하고 심지어 부산 와서도 연뮤 얘기만 하는 우리...
뮤미새들다운 면모^^
여행은 ㄱㅎ님과 왔지만 토요일 공연은 부산에 사는 다른 연뮤덕 친구랑 보기로 했었고... 5시 반까지 이른 저녁을 먹고 만나기로 했어서, 우리는 일찍이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역시 부산 하면 밀면이죠. 사실 더워서 밀면 먹은 것도 있긴 한데...
아까 숙소 들어갈 때는 웨이팅 있던 집이,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땐 조금은 한적하더라구요. 근데 손님이 워낙 많은 집이라 그런지 시키자마자 금방 나왔습니다. 너무 빨리 나와서 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근데 저거 맛있었음

어느 블로그에서 여기가 만두 맛집이라고, 꼭 시켜먹어야 한다고 해서 시켰어요. 맛있긴 했지만 배가 불러서 다 먹진 못했던 게 아쉽네요.
서둘러 해치우고 숙소 돌아가서 간단한 짐만 조금 챙기고... 저는 바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아래는 숙소 돌아가면서 찍은 ㄱㅎ님



이렇게 카메라를 들이댔을 때 얼지 않고 자유롭게 포즈 취해주는 분들은 흔치 않은데... ㄱㅎ님 모델의 재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사들이 정말 좋아할 스타일. 물론 저도 그래서 좋아합니다^^
아무튼 숙소에서 간단히 챙기고 나갔는데, 가는 버스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죽고 싶었어요... 흡사 140번 같은... 콩나무 시루처럼 실려가는 인생


아니 진짜 라이브(팬레터 기획사) 열받는 점.
부산 2번 밖에 공연 안 하면서 인천 공연 때보다 세팅 잘해둠.
포토존도 준비해둠. 연필도 줌.
너네 자꾸 이럴래 디비디나 줘 빨리

이날 컷콜에서 허카루가 책상 정리하는 듯 하다가 종이 날려서 그냥 그대로 레전드 갱신... 막판에 종이 날리는 거 진짜 누구한테 배운 거야? 진짜 허카루 천재만재
이날 허카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ㅜㅜ 욱세훈이랑도 서울공 때는 불호 떴는데 이번에 화해했구... 그냥 너무 좋았던 팬레터...ㅠㅠ
허카루 특유의 목소리 낮게 깔았다가 다시 꾀꼬리로 돌아오고 하는 그런 디테일들이 오랜만이라 다시금 새롭게 느껴졌고... 이날 배우님 목 상태도 좋으셨는지 노래도 너무 잘하셔서 그냥 혼자 레전드 찍고 왔다구요...
ㅜㅠ 아 정말 과몰입 그만 해야하는데...
아무튼 다녀와서 지인이랑도 공연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저는 다시 ㄱㅎ님이 계신 숙소로 돌아왔어요. 원래 우리는 공연 끝나고 광안리에 가려고 했어요. 광안리 드론쇼가 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일단 밖이 너무 더웠고... 사람도 엄청 많을 거고... 시끄러워서 대화하기도 힘들 것 같고... 귀찮고... 암튼 여러가지 이유로 그냥 숙소에서 배달음식 시키고 연뮤 얘기나 마저 하기로 했습니다^^

얼음컵이 신의 한 수
토닉워터랑 그 뒤에 있는 술(이름 까먹음) 같이 마시면 진짜 맛있다고 ㄱㅎ님께서 추천해주셨는데, 문제는 제가 술찌...라서... 끄덕...




부산역 근처에 횟집이 없어서 초밥집에서 시켜먹음 레전드
그래서 초밥알도 같이 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진짜 거짓말 안 치고 새벽 3시인가 4시까지 연뮤 스콜 보고 프콜 보고 넘버 듣고 연뮤 얘기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루종일 얘기했는데 또 뭐가 남았는지... 자꾸만 얘기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재밌다... 이런 대화...
7월 31일, 일요일.
그렇게 9시 기상...
일요일은 바다도 보고 아쿠아리움도 가기로 했기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어요. 근데 우리가 생각보다 둘다 빠르게 준비하는 편이더라구요. 금세 준비하고 해운대로 으쌰으쌰 향했습니다.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덥고 습하고 축축한 그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만약 아쿠아리움만 아니었다면 그냥 근처에서 밥이나 먹고 바로 공연장 근처 카페로 향했을 거예요. 더구나 극성수기고... 주말이고... 하니까 사람도 엄청 많았어요. 어제 저녁에 왔으면 진짜 기 쫙 빨려서 금방 숙소로 돌아갔을 것 같아요. 맘 편히 숙소에서 놀던 게 현명한 생각이었습니다.

아쿠아리움 와서 신난 우리.
처음엔 입구를 못 찾고 출구로 들어가서 서로 ?? 하면서 한참을 헤맸어요. 근데 출구가 어쩐지 낯이 익다 싶더니... 예전에 고2때 수학여행으로 온 곳...이더라구요? 와... 그제서야 새록새록 기억나는 고딩시절
아무튼 어찌저찌 입구를 찾고 들어갔습니다. 저희 둘다 사람에 치이고 날씨에 치여서 벌써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지만, 푸른 조명으로 가득한 그 공간에 발 디디는 순간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주의. 물고기 사진이 나옵니다.



네네 초점이 오른쪽 끝 물고기한테 잡혔어요






그... 제가 몰랐는데...
생각보다 제가 심해 공포증이나 물고기 공포증이 심한가봐요.
저렇게 두껍고 큰 물고기를 보고 있으면 너무 무섭고 징그러워요.
생긴 건 평소에 횟집 수조에서 볼 것 같이 생겼는데 그 크기가 몇 배는 될 때... 그럴 때마다 괴리감에 자꾸 징그럽다는 생각만 들어요.
무서웠어요 진짜




티엠아이
저 뒤는 피라냐 수조예요


펭귄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생각보다 귀엽지 않아서 쪼금 당황




이 뒤에는 불가사리 만져보기 체험관인데요.
만져보기 무서워서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물을 신기하게 틀어뒀어요 싱기신기

심해로 들어갑니다.


아르떼 뮤지엄의 그... 파도치는 해변 같은 느낌.
신기한 점이, 바닥 밟을 때마다 그걸 인식해서 찰박거려요.

해파리... 죄다 한 방향으로만 계속 돌고 있더라구요. 신기함

얘 배 찍으려고 얼마나 셔터를 눌렀는지 모르겠어요


못생겼어요
실제로 위라고 해야하나... 옆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보면 눈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살짝 괴리감 느껴져서 무서웠어요...



저렇게 가까이서 입 속을 들여다보니 무섭더라구요
근데 멍...하니 돌아다니는 걸 보니 살짝 안쓰럽기도 하고...










이날 스타일링 특
고데기 못해서 머리 땋고 다님
누가 봐도 관광객 티 내는 중

거대한 북극곰
아주 많은 분들의 사진을 거쳐간 흔적이 보였어요.
어느새 새까맣게 변해버린 털들
다 보고 나오니 시간이 애매해서 점심은 건너뛰고 근처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먹으며 때우기로 했어요. 공연장 바로 옆에 있는 곳인데, 넓기도 넓고 공간도 무척 예쁘더라구요.

원래 순수 우유...케이크? 먹으려고 했는데...
다른 분이 이미 주문하셔서ㅠ 카스테라로 급변경
당근케이크는 일단... 다른 케이크에 비해 포만감 있는 케이크니까 시켰습니다.
와중에 다 못 먹은 게 레전드

우연히 저희 자리 근처 창으로 공연장이 보였는데, 무인나눔하는 쇼핑백 자리였어서 의도치 않게 구경했습니다...
신기하더라구요... 한번도 무인나눔 참여해본 적 없는데... 저렇구나 싶고...

이렇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던 중 3시가 다가와 팬레터 보러 갔습니다.

팬레터 4연 찐 자막...
분명 인천에서 솧이랑 화해했던 것 같은데 오늘 또 불호떴음...
하지만 자리는 너무너무 갓이었고... 중중앙의 쾌적한 시야 선사해주신 ㄱㅎ님께 또다시 무한감사
아래는 컷콜!









꾸벅꾸벅만 엄청 하고 간 날



마지막... 이제 한동안 볼 수 없는 팬레터의 무대...
다른 분들도 다들 가까이 가서 찍길래 저도 셔터 엄청 누르고 왔습니다^^...

기차 타기 전 마지막 저녁으로는 부산역에서 먹은 돈코츠라멘
푸드코트라 그런지 사실 아무 맛도 안 느껴졌어요... 조금 아쉬운 저녁이었습니다.
사람 일 참 모르는 게...
팬레터 자막 때 우연히 만난 분과 이렇게 연뮤 보러 다니고 심지어 팬레터 보러 같이 부산 여행을 가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색다르기도 하고
사실 이번 여행은 팬레터만 보는 게 목적이었는데, 일요일에 아쿠아리움을 가면서 갑자기 엄청나게 보람찬 여행을 하고 온 기분입니다.
아쿠아리움에서 이렇게 사진 찍는 걸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룰 수 있어서 무척 기뻐요. 아쿠아리움만의 그 특유의 조명과 분위기가 있잖아요.
팬레터도 넘칠 만큼 보고, 연뮤 얘기도 질리도록 해서 더 즐거웠던 여행인 것 같습니다.
늘 가슴 벅차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니까요.
저와 만나는 분들 모두 그런 분들이라, 항상 한결같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3월 17일, 해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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